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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7

언제나 당신의 열정이 곧 당신의 결정, 더 나은 상황으로 가기 위해 내린 나의 결론

2001년에 나온 '2001 대한민국'(천리안)이라는 앨범이 있다. 당시 나는 테이프로 이 앨범을 들었다. 힙합을 한창 좋아하던 나에게 대한민국의 랩 좀 한다는 사람들이 모두 모여 만든 이 앨범은 마치 종합선물세트와도 같았다. 전 곡이 다 좋았지만, 시간이 지나며 몇 곡만 가려 듣게 되다가 12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듣는 곡은 딱 한 곡이다. 'Sean2slow'의 'Moment of truth'라는 곡이다. 이 곡은 이 앨범 뿐 아니라, 지금까지 내가 들었던 힙합 음악 중에서도 최고의 곡 중 하나다.

 

 

"언제나 당신의 열정이 곧 당신의 결정

더 나은 상황으로 가기 위해 내린 나의 결론"

 

당시에는 이 가사의 의미로 모른 채 마냥 좋다고 따라 불렀던 기억이 난다. 의미를 몰랐다는 건, 달리 말하면, 이 가사를 내 삶에 대입시킬 수 없었다는 뜻일 수도 있다. 원래 누군가의 가사(글)는 모든 사람에게 다른 의미로 해석될 수 있는 법이니까. 12년이 지난 지금에서야 비로소 나는 이 가사의 의미를 찾을 수 있었다.

 

 

"언제나 당신의 열정이 곧 당신의 결정"

 

우리는 인생을 살며 수많은 결정을 내려야 한다. 어떻게 결정을 내릴까? 어떤 결정이 좋은 결정일까? IQ가 높은 사람이 좋을 결정을 내릴까? 아니면 지식이 많은 사람이? 혹은 경험이 풍부한 사람이?

 

모두 정답이 아니다. 애초에 '좋은 결정'이란 건 기준이 모호하다. 그 사람만이 내릴 수 있는 최선의 선택이 곧 좋은 결정이 된다. 그리고 그 결정을 이끄는 건 그 사람의 열정이다. 즉, 언제나 당신의 열정이 곧 당신의 결정이다.

 

생각해보면 삶에 열정이 없는 사람은 사소한 결정 하나도 쉽게 내리지 못한다. 나 역시 그랬다. 내 마음의 중심을 잡아줄 열정이 없었던 때는 우유부단하게 뭐 하나 쉽게 결정하지 못하고, 그저 되는대로 살았다. 하지만 어떤 계기로 열정이 가슴에 자리잡았을 때, 그 결정을 많은 사람들이 지지하지 않았다 하더라도, 나는 비로소 자신있게 '결정'을 내릴 수 있었다. 내 '열정'이 이끄는 방향으로.

 

"더 나은 상황으로 가기 위해 내린 나의 결론"

 

더 나은 상황으로 가기 위해 내린 나의 결론이렇다. 나는 지금까지 방송사 PD 공채 시험을 준비한다는 명목으로 백수로 살아왔다. 나는 PD 공채 시험을 '로또 같은' 시험이라 정의한다. 매년 한 명의 PD가 탄생하기 위해서는 수백 명이 탈락할 수 밖에 없는 구조의 시험이다. 사실 따지고 보면 PD도 내가 그렇게 되고 싶지 않았던 한낱 '직장인'에 불과한 직업일 뿐인데...

 

아직 PD에 대한 꿈을 완전히 포기한 건 아니다. 하지만 이 로또 같은 시험만 바라보기 보다는 내가 당장 할 수 있는 일을 찾기로 했다. 물론, 아쉽게도 돈이 되는 일은 아니다. ^^

 

한국 힙합계의 전설 '가리온'은 이런 말을 했다.

 

"많은 사람들이 그렇게들 얘기하더라구요.

랩을 잘해야 무대에 선다고 생각을 하는데

중요한 거는 랩을 잘하는 게 아니라 '뱉을 수 있느냐'가 중요한 겁니다.

여러분들도 집에서 랩하건 길에서 랩하건 어디서 랩하건 무대에서 랩하건 간에

'뱉을 수 있다'라면 그게 여러분들의 심장(?)이라는 거죠."

 

물론 방송사 PD가 되면 빵빵한 제작비에 유명 연예인을 캐스팅할 수 있는 힘도 생기고, 최상의 촬영장비와 최고의 스텝들, 게다가 잘 만들지 못해도 수십 만의 사람들이 시청하는 대형 미디어의 혜택도 볼 수 있다. 마치 랩퍼가 무대에 서는 것처럼...

 

내가 내린 결론은 내가 무언가를 찍어서 프로그램을 만들 수 있는 게 더 중요하다는 것이다. 생각해보면 방송국에서 프로그램을 만드는 일은 누구나 할 수 있다. 뽑히기만 한다면. 하지만 '나는 어떠한 조건, 어떠한 상황에서도 무언가를 만들어낼 수 있다'는 걸 스스로 증명해 보이는 게 진짜 좋은 PD가 될 수 있는지 알 수 있는 방법이라고 생각했다. 이건 가리온이 말한 것처럼 랩퍼가 어디서든 랩을 '뱉을 수 있느냐'와 일맥상통한다.

 

그래서 언론인을 꿈꾸는 카페 '아랑'에 나와 함께 프로그램을 직접 만들어볼 사람이 있냐는 글을 올렸다. 놀랍게도 생각보다 훨씬 많은 사람들이 나와 함께 하고 싶다는 의사를 보였다. 현재 모집 중에 있고, 다음 주 부터는 활동을 시작할 계획이다.

 

 

"언제나 당신의 열정이 곧 당신의 결정

더 나은 상황으로 가기 위해 내린 나의 결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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