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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디어

런닝맨, 무도 추격자

무도(무한도전)의 등장 이후 무도를 뛰어넘는 예능은 나오지 않았다. 단순히 시청률만 놓고 본다면 무도가 현재 최고의 예능 프로그램이라고 말하기는 어려울지 모른다. 하지만 프로그램이 만들어내는 이슈와 영향력이라든지, 충성심 강한 시청자 층이 확보되어 있다는 점, 무도 이후의 나온 예능 프로들이 무도의 영향을 많이 받았다는 점 등을 고려해 볼때 무도가 현재 대한민국 대표 예능이라는 사실을 부정하기 힘들다.

 

물론 무도도 처음에는 미약하게 출발했다. 무한도전의 전신인 '무모한 도전'은 한때 폐지 위기에 몰렸고, PD가 김태호 PD로 바뀐 직후에 "아~하!" 게임을 할 때까지만 해도 지금의 무도와는 많은 차이가 났다. 하지만 이후 무도는 '환골탈태'했다. 무도가 최고의 예능 프로로 거듭날 수 있었던 이유는 지금까지 예능에서 하지 않았던 '새로운 시도'에 끊임없이 해왔기 때문이다. 가요제, 모델 특집, 댄스스포츠 특집, 프리즌 브레이크 특집 등 전에 볼 수 없었던 새로운 시도를 거듭하며 서서히 인정받기 시작했다.

 

지상파의 예능 프로그램은 전통적으로 보수적인 포멧을 선호한다. 방송사 입장에서 방송, 특히 예능 프로그램은 결국 안정된 시청률을 통해 고정적인 광고수입을 얻는 게 가장 큰 목적이다. 그러다보니 방송사에서는 검증된 포멧이 필요하다. 그래서 일본이나 미국 프로그램 포멧을 비슷하게 사용하기도 하고, 우리나라에서 예전에 했던 걸 조금 바꾸어 새로운 프로그램을 만들었다. 궂이 시청자들을 '낯설게 하는' 모험을 하기 싫었던 것이다. 이러한 전통적인 사고방식을 깨뜨리며 성공했던 프로가 바로 무한도전이었다.

 

런닝맨이 처음 나왔을 때 느낌은 '기대 반 걱정 반'이었다. 처음 몇 회를 보았을 때 분명 재미는 있었는데, 이름표를 뜯는 게임을 하는 단순한 포멧으로 재미를 계속 유지해나가기 벅차 보였기 때문이다. 매주 반복되는 이름표 뜯기 게임이 식상해질 무렵 런닝맨은 위기를 맞았다.

 

하지만 현재 런닝맨은 2년 연속 SBS 연예대상에서 '최우수 프로그램상'을 수상했고, 시청률도 오랫동안 허물어지지 않았던 <1박 2일>의 벽을 서서히 넘어서고 있다. 그리고 그 과정에는 과거에 무한도전이 그랬듯, 전에 볼 수 없었던 새로운 시도를 계속해온 제작진의 노력이 있었다. 어떻게 보면 식상할 수 있는 게임에 '영화적인' 요소를 가미한 '유재석 물총(?)', '트루개리쇼', '셜록홈즈 특집'이라든지, '초능력자 특집'을 이용해 게스트에 맞추어 게임을 진행한 '박지성 편' '추신수, 류현진 편'이 기억에 남는다.

 

그리고 지난 주에 방송된 '환생 편'을 보면서, 무도에 충성을 맹세(?)하게 했던 '봅슬레이 편'을 봤을 때와 비슷한 느낌을 받았다. '게임 예능'의 스케일을 가히 '반전영화' 수준으로 끌어올렸다고 할 수 있을 정도였다.

 

 

앞으로 몇 년 안에 무도가 다른 프로그램에 추월당하는 일이 생긴다면, 무도를 추월하는 프로그램은 런닝맨이 될 가능성이 높다. 무한도전이 지금도 새로운 시도를 계속하고 있듯, 런닝맨이 앞으로 만들어낼 새로운 재미들을 기대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