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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7

전혀 의도하지 않았던 곳에서

직장인들이 매일 고된 노동을 하는 이유는 뭘까? 어떤 사람들은 그 일이 좋아서 하는 것일수도 있고, 또 어떤 사람들은 돈을 벌기 위해 일을 한다. 그러면 월급이 나온다. 돈을 좋아하는 사람이건, 돈은 생활에 불편하지 않을 정도만 있으면 된다고 생각하는 사람이건, 월급이 많이 나오는 걸 싫어하는 사람은 없다. 어찌됐건 간에 돈(월급)이 노동의 원동력이 된다는 사실을 부정할 수는 없다.

 

블로그를 하는 사람에게는 방문자수가 '월급'이다. 나 역시 단순히 방문자수를 올리기 위해 글을 쓰고 있는 건 아니지만 방문자수가 높으면 기분도 좋고 글도 더 열심히 써야겠다는 의욕도 생긴다.

 

처음 블로그를 시작했을 때, 의외로 방문자수가 많았다. 아마도 페이스북에 대놓고 홍보를 했기 때문이리라. 하지만 날이 갈수록 방문자수는 줄어들었고, 11월의 어느 날에는 방문자수가 5를 기록했다. '나는 왜 이짓을 하고 있는가' 하는 회의감마저 몰려왔다. 그래도 꾸준히 포스팅을 하다보니 12월부터는 하루 평균 30~40명 정도의 방문자수가 생겼다. 문재인-안철수 단일화 토론 직후 안철수 관련 포스팅을 했던 날 194명이 방문했고, 케이팝스타 방송 다음 날 케이팝스타 관련 포스팅을 했던 날 130명이 방문했던 게 평균 방문자 수를 높이는 데 큰 공헌을 했다. 보통은 포스팅을 하는 날에는 35명 가량, 포스팅을 하지 않는 날은 25명 가량이 방문한다고 보면 된다.

 

그런데 이번 주 금요일에 기이한 현상이 일어났다. 전날 술을 많이 먹어서 포스팅을 하지도 않았는데 방문자수가 66이 찍혔다. 블로그를 처음 열었던 날과 안철수와 케이팝스타를 포스팅한 날을 제외하고 역대 최고 기록이었다. 그러더니 어제는 방문자수 90을 찍었다. 어제 역시 글을 포스팅하지 않았다. 지금까지 방문자수나 유입경로 등을 유심히 살펴본 결과, 포스팅하지도 않은 날에 이렇게 많은 방문자수를 기록하는 건 분명 유례없는 사건이었다.

 

갑자기 방문자수가 증가한 이유는 네이버 검색창에 '타지마할' 이나 '인도여행'을 치면 내가 쓴 포스팅(2013/01/02 - [24/7] - [인도여행] 타지마할)이 첫 화면에 나오기 때문이었다. 우리나라에서 블로그 방문자수를 올리려면 네이버 검색창에 상위랭크되는게 관건임이 분명하다. 이유는 잘 모르겠지만 그 포스팅을 올렸던 직후에는 그렇지 않다가 약 10일 후에 갑자기 상위랭크가 되었고, 지금 이 시간에도 네이버에 '타지마할'이나 '인도여행'이라는 키워드를 검색한 사람들이 내 블로그로 유입되고 있다.

 

더 아이러니한 건 왜 굳이 이 포스팅이 검색창에 상위랭크 되었냐는 점이다. 사실 블로그를 시작했을 때 방문자수를 끌어볼 목적으로 판공초나 디우에 대한 여행후기를 심혈을 다해 포스팅했다. 하지만 그 포스팅을 검색해서 오는 사람들은 거의 없었다. 여행 관련 포스팅은 너무나 많아서, 이런 걸로는 방문자수를 올일 수 없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후 다른 방법으로 방문자수를 올리려는 시도를 했다.

 

타지마할 관련 포스팅을 한 날은 정말 '쓸 거리'가 없었던 날이다. 그래서 그냥 사진 몇 장으로 떼우고자 올린 포스팅이었다. 다른 포스팅에는 몇 시간씩 투자할 때도 있지만, 이 포스팅을 하는 데에는 20분도 채 걸리지 않았던 기억이 난다. 그냥 매일 포스팅하자는 결심을 깨기 싫어서 대충 써서 올렸을 뿐이었다. 

 

이렇듯, 세상을 살다보면 전혀 의도하지 않았던 곳에서 의외에 성과가 나기도 한다. 물론 방문자수가 엄청나게 증가한 것도 아니고, 또 조금 증가했다 하더라도 앞으로의 포스팅에 있어 크게 달라질 일도 없다. 물론 방문자수가 한단계 업그레이드 된 것 같아 기분은 좋다. 그리고 이왕 시작한 '블로그질' 꾸준히, 열심히 해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전혀 의도하지 않았던 행운이 찾아올지도 모르는 일이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