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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디어

[미생] - 최고의 웹툰

처음엔 아무것도 없는 상태로 시작한다. 초반에는 선택의 범위가 넓다. 어떤 선택을 해도 취향의 문제일 뿐, 유불리를 따지기는 어렵다. 초반이 탄탄하면 중반 이후 계속 유리하게 이끌어 나갈 수 있다. 물론 언제든 역전의 기회는 남아있다.

중반에 들어서면서 점점 선택의 범위가 좁아지며, 복잡해진다. 어떤 곳에서 손을 떼야 할지 말하야 할지 많은 고민이 된다. 선택과 집중이 필요하기도 하고, 과감한 포기가 필요하기도 하다. 욕심을 부리다가는 일찌감치 망할 수도 있다.

후반에 들어서서 가장 위험한 건 오만이다. 자신이 유리하다고 방심하다가는 전제가 역전될 수 있다. 계속 유리하다가도 결정적인 실수 한 방이면 초반부터 쌓아온 모든 게 물거품이 된다. 오랜 길을 걸어왔지만 결국 승자와 패자의 차이는 종이 한두장에 불과하다.

 

위에 나열한 내용은 바둑과 인생의 공통점이다. 이 외에도 많은 부분에서 바둑과 인생은 무척이나 비슷하다.

 

 

최근에 우연히 <미생 - 아직 살아있지 못한 자, 윤태호>라는 웹툰을 알게 됬다. 미생은 원래 바둑에서 유래한 용어다. 바둑판에 놓인 한 묶음의 돌들이 아직 살았는지 죽었는지 알 수 없을 때 그 돌들을 일컬어 '미생'이라고 부른다. 하지만 부제는 '아직 살아있지 못한 돌'이 아닌 아직 '살아있지 못한 자'다. 눈치챘는가? 제목이 모든 걸 말해주고 있다. 사실 이 웹툰은 바둑에 대한 이야기가 아니라 사람에 대한 이야기이며, 주제 역시 바둑이 아니라 인생이다.

 

예전에 '고스트 바둑왕'이라는 만화를 재밌게 본 기억이 있다. 하지만 이 만화는 바둑 자체가 주제였고, 주요 내용이 바둑을 두는 장면이었기 때문에 바둑을 잘 모르는 사람들이 보면 자칫 그 재미가 떨어질 수 있는 만화였다. 하지만 <미생 - 아직 살아있지 못한 자>는 바둑을 두는 사람의 이야기가 아니다. 바둑을 두는 주인공의 모습은 첫 회에만 잠깐 나온다.

 

주인공은 7년 동안 한국기원 연구생이었지만 입단에 실패하고, 일반 기업에 인턴으로 들어가 사회에 첫발을 내민다. 유년 시절에 오로지 바둑만 두어온 주인공에게 사회는 낯설기만 하다. 하지만 앞서 말했듯 바둑과 인생에는 공통점이 많다. 이 웹툰은 바둑에 대해서는 누구보다도 잘 아는 주인공의 시선으로 세상을 바라보며 사회생활을 해나가는 이야기를 풀어낸다.

 

더 많은 이야기는 이 웹툰이 끝나고 난 후 제대로 된 후기로 남기고 싶다. 현재 85회까지 나왔는데 난 아직 17회까지 밖에 보질 못했다. 이 만화는 분명 145회에 끝이 날 것이다. (바둑에 많은 관심이 있는 사람이면 알 수 있는 부분 ^^) 혹 이 글을 읽고 이 웹툰에 관심이 생겼다면, 읽어보기를 강력히 추천한다. 지금껏 내가 봤던 웹툰 중 단연 최고다.

 

                                      (미생 16회에 나오는 명대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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