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자서 인도여행을 하다보면 참 많은 한국사람들을 만나게 된다. 먼 타지에서 모르는 사람들을 만나 하루이틀 함께 여행을 한다는 것은 분명 유쾌한 경험이다. 하지만 단점도 있다. 온전히 내가 원하는대로 움직일 수 없고, 그들과의 일정이나 대화에 집중하느라 혼자서 생각하거나 낯선 풍경을 감상하는 일에 집중할 수 없음이다.
대부분의 도시에서 현실적인 이유로 혹은 우연한 계기로 만난 사람들과 함께 여행했지만, 유독 우다이뿌르(Udaipur)에서는 혼자 보낸 시간이 많았다. 온전히 혼자만의 의지로 돌아다니고 나만의 눈으로 바라본 우다이푸르는 차분하고 낭만적이고 아름다운 도시였다.
인도 서부의 라자스탄 주에는 도시 고유의 '색깔'이 있다. 건물이 황금색인 자이살메르는 '골드시티', 건물이 푸른색인 조드푸르는 '블루시티', 건물이 핑크색인 자이푸르는 '핑크시티', 그리고 보다시피 건물이 하양색인 우다이푸르는 '화이트시티'라 불린다. 가보지 않았던 자이푸르를 제외하고 내가 볼 때 가장 아름다웠던 도시는 바로 화이트시티라 불리는 우다이푸르였다.
원래 하얀색을 좋아하기도 하지만, 무엇보다 이 도시를 아름답게 만드는 건 도시 중심에 있는 큰 호수다. 새하얀 건물들이 물에 비춰진 모습은 '원본' 그 이상의 아름다움을 뽐낸다.
<내가 꼽은 최고의 장소>
이곳을 가본 여행자는 거의 없을 거라고 자부한다. 가이드북 없이 혼자 구석구석 돌아다니다 찾은 장소니까. 한적하고 시원한 곳에서 혼자만의 생각을 즐기는 걸 좋아하는 사람들에게 권하는 장소다.
위치는 뭐라고 설명하기 힘들지만, 우선 'Ambrai'라는 레스토랑을 찾아간다. 근처에서 제일 비싸고 맛있는 유명한 식당이라, 찾아가는 방법은 모든 가이드북에 자세히 나와있다. 이 식당 입구에서 식당으로 들어가지 말고 그냥 지나치면 조그만 골목이 보인다. 왠지 음침하고 두려운 기분이 들지도 모르지만 일단 들어가시라. 그러면 커다란 나무 밑으로 시원한 그늘과 우다이뿌르를 한눈에 감상할 수 있는 풍경이 펼쳐진다. 사람은 거의 없고 간혹 아주머니들이 와서 빨래를 하고, 동네 꼬마들이 와서 수영을 한다. 위험한 곳이라고는 생각되지 않는다. 굉장한 볼거리가 있는 건 아니지만 적어도 이 동네에서는 제일 조용하고 평화로운 곳이다.
<추천숙소>
Udai Haveli Guest House : 이곳 주변 게스트하우스가 대부분 관광책자에 소개되서 그런지 관광책자에 소개되지 않은 이곳은 상대적으로 사람들이 많이 가지 않는 곳이다. 그래서 가격 흥정을 하는 데에는 오히려 유리하다. 시설도 나쁘지 않다. 나는 비수기에 가서 하루 150루피(2000원 정도)에 묶었다. 가격대비 최고의 숙소였다고 생각한다. 위치는 'Nukkad Gest House'라고 관광책자에 소개된 곳 근처에 있다. 아마 이 사진을 보여주면 더 잘해줄지도 모른다. 함께 위스키를 마시며 영어로 음담패설을 하면서 나랑 많이 친해진 친구들이기 때문이다. 두 명은 미성년자고, 내 옆에 있는 동갑내기 친구가 간혹 가게를 운영한다. (대부분 얘네 부모님이 일하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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